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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울 은평구] ‘백초월길’과 ‘진관사 태극기’

by 렛고잉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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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과 ‘미술관’을 지나 조금 더 직진하면 ‘백초월길’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태극기 비’가 나타난다. <태극기 비>에 새겨진 ‘진관사 태극기’와 ‘태극기’시에서 비장함이 흐른다.

 

 

“三角山 마루에 새벽빗 비쵤제

네 보앗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를

네가 보앗나냐 죽온 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를 오늘 다시 보앗네

자유의 바람에 태극기 날니네

이천만동포야 만세를 불러라

다시 산 太極旗를 爲해 萬歲萬歲

다시 산 大韓國”

 

때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진관사 칠성각 해체 보수를 하는 과정에서 불단과 기둥사이에서 오래된 낡은 ‘태극기’와 1919년 발간된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 상하이 임시정부기관지 ‘독립신문’, 단재 신채호 선생이 상하이에서 발행한 ‘신대한’ 등의 신문과 친일파에 대한 경고문 등 유물 21점이 발견되었다.

 

일장기를 오려서 만든 이 태극기는 가로 89cm, 세로 70cm, 태극 지름32cm의 크기로, 한 쪽 귀통이는 불에 타서 떨어져나가고 얼룩이 심했지만 태극기의 모습은 온전했다.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와 신문들은 상해 임시정부에서 제작된 것으로 백초월스님이 진관사와 진관사 마포포교당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벌일 때 사용한 것들이다. 일경에 의해 체포되기 직전 칠성각에 숨겨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맘껏 펼쳐보지도 못했던 태극기가 진관사 가장 외진 칠성각에서 스님이 죽은 지 65년이 지나서 겨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네가 보앗나냐 죽온 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를 오늘 다시 보앗네

 

라는 싯구가 절절하게 울린다.

 

태극기의 발견으로 독립운동가 초월스님의 생애와 활동과 일제강점기 왜색으로 변질된 불교계와 다른 길을 걸었던 진관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자료들은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현재 진관사에 보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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