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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북한산 둘레길 - 10구간 - 내시묘역길 - 북한산 봉우리와 소나무 숲 & 역사가 있는 길

by 렛고잉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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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 묘역길

 

북한산 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은 서울 진관동 방패교육대 ~효자동 공설묘지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3.5km의 비교적 짧은 거리로 약 1시간 45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난이도가 낮아 편하게 걷기 좋습니다.

 

백화사라는 작은 사찰을 지나면 출발점이 보이는데요. 백화사는 근래에 지어진 비구니 사찰입니다. 마당에 마애불이 볼 만합니다. 백화사 뒤편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조선 시대 내시들의 집단 묘역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길이 내시묘역길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2003년 중골마을에서 이사문공파의 내시 무덤 45기가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조선시대 최대규모의 내시 묘역으로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했습니다. 묘역에는 1621년 처음 묘비가 세워진 정2품 자헌대부 김충영의 묘를 비롯해 상선과 같은 고위관직의 묘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내시 묘제연구뿐만 아니라 내시 인물사와 풍속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2년 내시 무덤 45기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알고보니 묘역은 누군가에게 팔렸고, 무덤은 모두 밀어버렸다고해요. 석물은 팔아버리거나 정원의 조경용으로 사용되었고요. 마을 사람들도 뒤늦게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 문화일보 기사 참조).

 

믿기 힘든 충격적인 사실인데요. 백화사 주지도 같은 얘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이런 사실도 모르고 내시묘역을 찾아 한참동안 헤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묘역을 찾다가 포기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숲속의 오솔길을 걷다보면 경천군 송금물침비가 나옵니다. 경천군 이해룡의 사패지임을 알리는 비석인데요. 앞면에는 경천군에게 내린 이 땅에 함부로 들어가거나 소나무를 베지 말라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161410월에 비석을 세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해룡은 한석봉과 더불어 당대의 명필로서 사자관을 담당했으며,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일본 통신사 일행이었다고 하는데요. 조선시대 일본과의 화평교섭에서 활약한 공으로 경천군으로 봉해졌다고 합니다.

 

 

얼마 전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십니다. 마을 어른신들이 두런두런 얘길 나누며 숲길을 걷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송금물침비에서 조금만 더 가면 북한산 초등학교가 나옵니다. ‘북한산초등학교1967년도에 세워진 학교인데요. 교정 너머로 우뚝 솟은 북한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보입니다.

 

 

 

전망이 정말 멋진데요. 북한산의 기운을 받아 인재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내시묘역길은 계속해서 북한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둘레교 쪽으로 접어듭니다.

 

둘레교에 서니 원효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내시묘역구간 중에 전망이 제일 좋은 곳입니다.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으니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기념사진을 찍어도 좋습니다.

 

 

둘레교를 건너 다시 숲길로 들어서면 전주 이씨 서흥군과 위성군의 묘역이 나옵니다. 묘역은 사유지로 개방되지 않더라고요. 서흥군은 조선 제 11대 임금 중종의 둘째 아들인 해안군의 차남이라고 합니다. 위성군은 서흥군의 아들입니다.

 

 

 

 

묘역을 지나 한적한 숲길은 마을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사유지가 많아서 곳곳에 사유지 표지판이 걸려 있기도 한데요. 북한산 둘레길을 위해 사유지의 일부를 기꺼이 내놓은 곳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 덕에 둘레길이 막히지 않고 죽 이어질 수 있었겠지요. 공사터가 나오기도 하고 텃밭이 나오기도 합니다.

 

 

산에서는 길이 하나지만 마을로 들어서면 여러 갈래의 샛길들이 보입니다. 작은 지류가 모이듯이 샛길은 본류인 내시묘역길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이야기가 있는 길로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북한산둘레길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문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효자길 11구간입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여기서부터는 묘시내역길 10구간입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 구간을 차례대로 걸을 필요는 없으니까 여기서부터 시작해도 될 것 같아요.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숲길을 걸으니 정신도 맑아지고 새로운 기운도 솟는 것 같습니다. 북한산둘레길 주변에는 다양한 메뉴의 맛집들이 많습니다. 마침 점심 때라 양양 막국수를 먹는 것으로 이번 트레킹을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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